나비

아름다운 비밀 / 정연숙 빛 좋은 날 숲길을 산책하듯 시숲을 산책합니다 상큼한 바람이 상큼한 마음이 내 가슴을 스치고 갑니다 시의 숲으로 가면 사랑도 만나고 그리운 것들도 만나고 옛날 오래 전 손 잡던 연인도 만납니다 시의 강으로 가면 함께 흘러가는 마음도 만나고 물빛 고운 마..

그루터기/정연숙 앞산에 고목나무 잎을 위하여 가지를 위하여 속내를 드러내고 싶었던 날들 없었을까 막연한 그리움에 누군가 속절없이 기다려져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푸드득 푸드득 숲을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 소리 가슴 속에서 울리고 있건만 세월의 묵은 이끼만 쌓여 뿌리 깊..

동박새/정연숙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무엇을 기다려야 할까 누군가를 위하여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가난한 마음이라도 좋겠다 누군가를 위하여 기다릴 수 있다면 하루가 길어도 좋겠다 시인의 창가에 아름다운 노래 울려주는 새 같은 그 여자 부르지 못한 노래 불러보지 못한 이름..

어느 기다림에게 / 소소 정연숙 하얀 구름 창에 보이고 내 마음에 보이고 흰구름 타고 두둥실 그대 있는 곳 가고 싶어라 산자락에 곱게 걸린 안개 구름 둘둘 말아 님 계신 침대 머리맡에 걸어두고 싶어라 올올이 엮인 그리움 풀어 그대 가슴 물들이고 그 가슴에 내가 다시 물들어도 좋을 ..

가슴에 따다 놓은 별/정연숙 들고 나는 길 마음 나서면 모두가 길인데 사랑의 시작은 어디인지 그 끝은 어디인지 도돌이표 없는 음악처럼 그 끝은 어딘가 있을 테지 그리움으로 잉태한 별 세상이 잠들어 있는 새벽 하늘에 별 하나 걸어놓고 새벽이 온통 그리움입니다 그대로 가득합니다 ..

유월의 뜨락에서/정연숙 푸른 숨결이 넘치는 유월의 뜨락에서 바람을 안고 오는 그대를 만났네 꽃대만 달랑 남은 아직도 떠나 온 그 자리 빤히 보이는데 내 맘에 남겨주고 간 그대의 흔적들은 어찌하라고 때때로 허공 속에 맴도는 그리운 님의 목소리 마음에 크게 자리한 푸른 사랑 하얀 ..

할미꽃 사연 / 소소 정연숙 왜 할미라고 지었을까 산속에 묻혀 사는 저의 모습은 이렇게 고운 걸요 이렇게 가슴에 채워지는 걸요 외진 마음 끝자락에서 가슴 속에 집 한 채 지어 놓고 날마다 들락날락 여자보다 더 고운 여자 꽃이 꽃으로 피려나 옆에 한 송이 더 피우려고 꽃으로 늙어지는..

사랑할 때는 영혼까지/소소 정연숙 연민들이 하나씩 새싹이 되고 꽃이 피는 봄 숲에 모여사는 나무들은 저마다 이름표를 달지 않고 그저 숲이고 싶어하는데 선홍색 붉게 물들인 멍울진 가슴 한꺼번에 쏟아놓은 진달래 사랑은 왜 늘 연분홍일까 슬픔이 더할까 봐 차마 드러내지 못한 말없..

그대 향기가 그립다 /소소 정연숙 꽃은 향기로 말하고 사람은 느낌으로 말합니다 나는 느낌이고 싶습니다 그 사람만의 향기는 어디에 있던지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보이지 않이도 생각 속에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의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가슴 가까이 있습니..

아름다운 스토커 / 소소 정연숙 사랑으로 사랑으로만 오는 사랑은 아직은 차오르지 않은 상현달 밤을 안고도 끄덕 없었지 새벽을 몰고 오면서도 지치지 않았지 한사코 한자리에서 부푼 가슴만 동동거릴때도 있었지 내 그대를 보고도 갈 곳 몰라 떨고 있었지 내 그대를 안고도 둘 곳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