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그 섬을 알고 있다 / 소소 정연숙

예쁜나비 2016. 7. 28. 17:48
그 섬을 알고 있다 / 소소 정연숙 
조용히 타오르는 아침이 있고
시름을 덮어주는 저녁놀이 있는 
그 섬을 알고 있다
묵묵한 무채색 등대이기 보다는 
세상 찌꺼기들 다 끌어안고서 
포말로 부서지는 하얀 물거품이는
한 번 갔다가 되돌아 올 때엔 
더 당당하고 깨끗한 하얀파도가 있는 섬
나뭇잎 하나 곱게 따서
조각배처럼 띄우고 
별을 뚝 따서 등불처럼 걸어두고
바라보는 가슴은 그리움에 젖고 
노저어 다가가면 가까워지는 
영원한 섬, 그 섬에 살고 싶다
스스로  무인도가 되어
가끔씩은 그 섬에 나를 가두고
그 섬에 또다른 집을 짓고
그 섬에 또 다른 세상을 만들고
마음의 우주가 되는 
그런 꿈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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